| [인터뷰] 이비인후과 전문의 김기태 원장| 어지럼증이 주요 증상인 이석증...모든 연령대에서 발병 가능| 이석치환술로 이석을 원래 자리로 이동시켜 치료어지럼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균형 장애로 어지럼을 느껴 길을 걷다가 중심을 잃기도 하고, 빈혈 등의 원인으로 기립성 저혈압이 발생하면 실신성 어지럼증을 느끼기도 한다. 또, 뇌경색 등 중추신경계 질환으로 인해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도 있고, 정신과적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제일 흔한 어지럼증의 원인으로는 말초전정기능 이상으로 발생하는 이석증이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이석증의 주원인인 전정기능 이상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2018년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고, 2022년 약 115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0대 이상의 고령에서 높은 비율로 발생하고 있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김기태 원장(신천상쾌한이비인후과)은 이석증에 대해 "50~6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지만 전 연령대에서 흔하게 나타나고 있는 만큼 어지럼증을 느낀다면 정확한 진단을 통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원장에게 이석증의 원인과 치료법 등에 대해 물었다.
q. 이석증이란 정확히 무엇이며, 어떻게 발생하나요?귓속 평형기관인 전정기관 안에 들어 있는 이석(耳石), 즉 돌가루가 여러 가지 이유로 원래 자리에서 떨어져 나와 반고리관 안에 들어가 어지럼과 같은 증상이 생기는 것을 이석증이라고 합니다. 반고리관 안에는 원래 내림프라는 액체가 들어 있어 회전감각을 담당하는데, 여기에 돌가루가 들어가면 원래의 기능과는 다르게 중력이나 가속도에 따라 자극을 받으면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q. 이석증의 가장 흔한 증상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자가 진단이 가능한가요?어지럼증이 제일 대표적인 증상인데요. 특히,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나 고개를 돌릴 때, 앉은 상태에서 고개를 숙일 때 수 초에서 일 분 가량 지속되는 빙빙 도는 어지러움을 경험하게 됩니다. 증상이 심할 때는 메스꺼움, 구토도 동반되지만 머리를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곧 좋아집니다. 어느 한 방향으로 머리를 움직일 때 어지러우면 이석증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어지러움이 유발되는 자세는 이석이 어느 반고리관으로 들어가는가에 따라 다양합니다. 세 개의 반고리관 중 가장 흔하게는 후반고리관으로 이석이 들어가는데 이 경우 잠자리에 눕거나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선반 위의 물건을 꺼내기 위해 고개를 들 때, 바닥의 물건을 집으려고 고개를 숙일 때 어지러움이 생깁니다. 후반고리관에 이석이 잘 들어가는 이유는 사람이 고개를 세우거나 누운 자세에서 가장 아래쪽에 위치하기 때문입니다. 측반고리관에 이석이 들어가면 주로 잠자리에서 돌아누울 때 어지러움이 유발됩니다.
q. 이석증이 발생하는 주된 연령대는 어떻게 되며, 이석증을 발생시키는 위험 요소는 무엇인가요?이석증은 주로 50~6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지만, 10대부터 80대까지 어느 연령에서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은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합니다. 머리에 충격을 받았을 때, 내이(?耳) 질환이 있을 때, 장시간 누워 있을 때에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q. 이석증의 진단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어떤 과정을 거치나요?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자가진단을 통해 이석증을 의심해 볼 수는 있겠지만, 실제 진단을 위해서는 의사와 상담하여 이석증의 증상이 맞는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찰을 통해 중이염의 소견이 없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필요한 경우 신경 기능과 균형을 잡는 기능의 이상 유무를 확인합니다.이석증을 진단하는 데 전정기능검사가 도움이 됩니다. 이 검사는 이석증 환자에게 어지럼을 느끼는 특정한 자세를 취하게 하여 어지럼을 느끼는지 확인해 보는 것입니다. 이때 의사는 어지럼의 유발 여부와 함께 이석증 때문에 발생하는 눈의 움직임을 관찰합니다. 이러한 검사를 위해 눈의 움직임을 기록하는 특별한 장치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어지럼때문에 병원을 방문했지만, 이미 이석이 반고리관에서 빠져나와서 어지럼이 유발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진단이 불분명한 경우에는 청력 검사, 평형 기능 검사, mri 등의 영상의학 검사를 추가로 시행하기도 합니다.
q. 이석증 치료를 위한 대표적인 치료 접근법은 무엇이며, 효과적인 치료법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이석증은 일반적으로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아도 수주 이내에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후유증이 남는 경우도 거의 없습니다. 다만 빨리 진단받고 치료가 성공하면 어지럼 증상이 즉시 좋아지므로, 적절한 시기에 진찰과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이석증의 대표적인 치료법으로는 이석 치환술이 있습니다. 고개의 위치를 바꿔가며 반고리관에 들어간 이석을 원래의 위치(전정 기관)로 이동시키는 치료법입니다. 증상을 일으키는 반고리관의 위치에 따라 이석 치환술의 방법이 달라지므로, 경험이 많은 이비인후과 의료진에게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다른 심각한 질병으로 인해 어지럼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어지럼이 심하게 계속된다면 우선은 내원하셔서 진료받는 것을 권합니다.혹 자가 치료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왼쪽이나 오른쪽 귀의 이석이 빠진 방향에 따라 이석을 옮기는 방향도 바뀌니 어느 귀의 이석이 빠졌는지 모른다면 집에서 자가치료하다 악화시키지 말고 병원에 가는 것이 좋습니다.일반적으로 약물은 이석증의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 아닙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증상이 심하면 증상 경감을 위해 보조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생활습관 교정도 이석증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석증에 걸리면, 가급적 며칠간 무리한 운동이나, 고개를 심하게 돌리는 행동을 조심해야 합니다. 자칫하면 이석이 다시 빠지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음식 조절도 중요한데, 가급적 자극적이고 짠 음식들은 되도록 피하는 게 좋고, 충분한 수분 섭취와 칼슘, 아연, 비타민d 등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q. 어지럼증과 이석증을 구별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이석증을 진단할 때는 어지럼을 일으키는 다른 질환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이석증의 증상과는 달리 심한 어지럼이 멈추지 않고 지속되거나, 신경 마비 증상이 나타나면 뇌졸중이나 뇌출혈과 같은 심각한 뇌 질환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또한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 만성 중이염 합병증과 같은 다른 이비인후과 질환의 가능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 경우에는 가급적 빨리 병원을 방문하여 진찰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q. 이석증 환자를 위한 생활 관리 및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이석증은 저절로 좋아지기도 하고, 치료를 받으면 잘 치유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잘 재발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비슷한 증상이 다시 재발하면 병원을 방문하여 진찰을 한 후 물리 치료를 시행합니다. 재발한 경우에도 일반적으로 잘 치료됩니다. 다만 이석증 치료 이후에 다시 생긴 어지러움이라고 해서 반드시 이석증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어지럼증의 다른 원인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q. 이석증은 수술적 치료도 고려되나요?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좋아지고, 잘 치료를 받으면 이석정복술로 충분히 좋아질 수 있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는 거의 시행하지 않습니다.
q. 이석증에 대해 일반인들이 많이 오해하고 있는 내용이 있을까요?어지럼증을 모두 이석증으로 오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질환은 다양하며 그중에서도 이비인후과적인 질환으로 이석증, 메니에르병, 전정신경염 등 있습니다. 뇌나 뇌혈관에 문제가 있어도 어지럼증을 느낄 수 있으므로 정확한 문진 및 검사를 통해 진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